마케팅 PT #53. Beli의 성장 전략 마케팅 PT #53. Beli의 성장 전략
스타트업이 업계 1위 기업의 고객들을 빼앗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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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맛집을 어떻게 찾으시나요?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에서 리뷰가 많고 평점이 높은 집, 쇼츠와 릴스에서 과장된 연출과 함께 소개되는 맛집들에 대해 얼마만큼의 신뢰를 가지고 계신가요?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짜 데이터와 광고를 만들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람들의 취향은 점점 더 세분화되고 깊어지는데, '내 취향에 맞는 식당을 찾는 경험'은 10년 이상 개선되지 않고 있죠.
2021년 미국의 한 부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앱 서비스를 출시합니다. 4년이 지난 지금 이 앱에 쌓인 식당 리뷰는 7,500만 건이 넘습니다. 사용자의 80% 이상이 35세 미만입니다. 10명이 채 안 되는 팀원들이 운영하는 앱이 미국의 Z세대를 엄청난 속도로 끌어당기고 있는 겁니다.
오늘은 미국의 1위 레스토랑 평가 앱인 옐프(Yelp)의 고객들을 집어삼키고 있는 벨리 (Beli)의 성장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거대한 기업이 자리 잡고 있는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어 빠르게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 중인 분들께 도움이 될 인사이트가 가득합니다.
바로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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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는 자신이 가본 레스토랑의 리뷰, 가보고 싶은 레스토랑의 목록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 성격의 앱입니다. 기존 리뷰 앱과의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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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취향을 학습하는 앱
대부분의 리뷰 앱에서 내가 남긴 리뷰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그 식당을 방문할 타인에게, 그리고 그 앱을 운영하는 기업에게 도움이 될 뿐이죠. (그래서 기업들이 리뷰 작성자들에게 포인트를 주는 겁니다. 고객 입장에서 큰 메리트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포인트로 동기를 심어주는 것이죠.)
벨리의 사용자들은 자신의 리뷰 활동이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리뷰를 남깁니다. 벨리 앱에서 사용자는 식당 방문 후 평점이 아닌 호감도로 평가를 남깁니다. '좋았어요', '나쁘지 않았어요', '별로였어요'라는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죠. 이후 최근 방문한 2곳의 레스토랑 중 더 취향에 맞는 곳이 어디인지 묻는 질문에 답하면 평가는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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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적 점수와 뻔한 글을 남기는 것보다 더 직관적으로 와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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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내 취향에 맞는 레스토랑을 추천해 줍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추천은 점점 더 정교해집니다. 사용자에게 벨리에서 리뷰를 작성하는 일은 포인트나 서비스 음료를 받기 위해 억지로 해야 하는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나의 취향을 나보다 더 잘 아는 레스토랑 전문 비서를 키우는 일'이죠.
자연스럽게 리뷰는 더 솔직해지고, 리뷰를 다는 횟수는 더 늘어납니다. 그래야 이 비서가 나에게 딱 맞는 레스토랑을 더 잘 추천해 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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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믿을 수 있는 지인들과의 교류
벨리의 모든 기능은 무료로 제공되지만, 가입 시 맛집 리스트와 평가를 공유할 지인을 초대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나와 입맛이 비슷한 친구, 함께 저녁을 자주 먹는 연인이나 동료들을 앱에 초대하죠.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내 기록이 내 소중한 지인들에게 공유된다는 사실을 알면 굳이 거짓으로 리뷰를 남기지 않습니다. 좋은 평을 남겨달라며 서비스를 주는 주인에게 흔들릴 가능성도 더 낮아지죠. 얼마 되지도 않는 서비스보다 내 소중한 사람들과의 취향 공유와 신뢰가 훨씬 더 중요하니까요.
이 기능 역시 더 솔직한 리뷰를 달 수 있는 동기가 됩니다. 더 나아가 '맛집'을 주제로 하는 소셜 미디어 활동은 이후 오프라인에서의 대화, 모임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결국 벨리의 사용자들은 벨리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취향을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 돈독히 다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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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의 성장 전략
벨리의 제품(=앱)은 마케팅 효율을 높여주는 특성들을 이미 품고 있습니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특성,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앱을 사용하는 비율(리텐션)을 높일 수 있는 특성이 제품 자체에 심어져 있죠.
제품 단계에서 마케팅 효율을 높여줄 레버들을 심어놔야 한정된 자원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트래픽을 충성 고객으로 바꾸는 핵심 요인은 결국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벨리의 성장 사이클이 훌륭한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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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규 고객 유입 : 검증된 바이럴 콘텐츠 활용
벨리의 마케팅 엔진은 숏폼 콘텐츠입니다. '맛집 소개'는 세계 어디에서나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되는 콘텐츠 주제입니다. '맛집'이라는 주제와 '랭킹', '베스트', '로컬' 등의 조합은 나름 검증된 바이럴 공식이라고 볼 수 있죠.
벨리는 실제 유저들이 남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지역의 맛집 랭킹을 공유하는 콘텐츠, 그 지역 로컬들의 맛집을 밸런스 게임으로 알아보는 인터뷰 콘텐츠 등을 통해 고객을 유입시킵니다. 통하는 공식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최소한의 리소스로 높은 성공 타율을 만들어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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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조회수가 높습니다. (출처 : 벨리 공식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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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인 초대 유도 (=신규 고객 확보 비용 절감)
앱에 처음 가입하는 사용자는 최대 4명의 친구를 초대해야 벨리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벨리의 입장에서 보면 한 명의 가입 고객을 확보하면 최대 4명의 지인에게까지 앱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죠. 지인 4명 중 한 명만 더 가입해도 벨리 입장에서는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공짜로 신규 고객을 확보합니다. (초대받은 지인이 또 4명의 지인을 초대하는 구조 반복)
- 지인과 함께 사용하는 고객은 앱 사용을 지속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높은 리텐션)
바이럴과 리텐션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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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즉각적인 보상
신규 사용자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와우'를 느낄 수 있는지는 앱 서비스 성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가입과 지인 초대의 과정을 모두 거친 사용자는 벨리의 모든 기능을 광고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1) 이미 가본, 앞으로 가볼 식당 리스트 관리 (가입 즉시 경험)
2) 직관적이고 쉬운 리뷰 경험 (벨리만의 독특한 평가 방식, 이 역시 바로 경험)
3) 내 취향에 맞는 식당 추천
4) 내 지인, 팔로우를 누른 다른 사용자들의 식당 방문 기록 및 평가 확인
5) 사용할수록 더 정교해지는 추천 기능
꼭 소셜 기능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지역별 맛집 리스트와 그에 대한 내 평가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능과 맛집 추천 기능은 사용자에게 즉각적인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일반적인 SNS 성격의 서비스들이 충분한 수의 초기 사용자를 모으지 못해 사라지는 반면, 벨리는 '나 혼자 써도 만족스러운 기능'들을 즉각적으로 제공해 사용자들을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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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게임화를 통한 동기부여 (=습관 형성)
벨리가 나의 취향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다는 사실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대한 가치를 쉽게 체감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벨리는 이 사실을 시각화해 보여주기로 합니다.
'내 리스트' 탭의 상단에는 사용자가 식당을 평가할 때마다 채워지는 막대 바 모양의 그래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채워지지 않은 막대바는 사람들의 의욕을 자극합니다. 이 간단한 장치로 벨리는 초기 사용자를 충성 사용자로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 사용자가 막대를 채우기 위해 더 많은 평가를 남깁니다. → 더 많은 데이터가 추천을 정교하게 만듭니다. → 사용자가 식당 추천에 만족합니다. → 점점 더 정확한 추천을 받기 위해 계속해서 앱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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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평가를 통해 추천을 정교하게 다듬은 사용자일수록 벨리 앱을 끊을 수 없습니다. 다른 비슷한 앱이 나와도 쉽게 갈아탈 수 없죠. 향후 벨리가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다면, 이 고객들의 전환율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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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는 가짜 리뷰와 과장 광고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맛집 취향을 발견하고 가꿀 수 있도록 도우면서 성장했습니다. 그들이 만드는 앱의 기능, 콘텐츠, 웹사이트 등 모든 영역에 이 메시지가 담백하게 반영되어 있죠. 이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마케팅에 큰 비용을 쓰지 않고도 1위 기업을 위협할 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겁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마케팅을 광고 집행, 콘텐츠 매체 운영 정도로 생각합니다. 가장 앞단에서 트래픽을 만들어내는 행위를 마케팅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전환율, 매출 등의 지표는 트래픽만 일으켜서 개선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닙니다. 이 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마케터가 되기를 원한다면, 고객이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모든 영역(특히 제품 영역)에 깊이 있게 관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창업자와 마케터의 경계는 희미해집니다. 시장 내 1위 기업을 위협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면, 고객을 마주하는 모든 영역에서 기존 1위 기업이 만들어낸 새로운 유형의 불편을 해결하는데 주목해 보세요. 그리고 마케팅을 할 때는 그 불편을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세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때 압도적인 성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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