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의 나이로 약 200억을 투자받고, 제품 출시 2개월 만에 월 7억의 매출을 만든 한국계 창업가 Roy Lee는 한 인터뷰에서 바이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은 정말 중요합니다. 바이럴을 (의도적으로) 계속 일으킬 수 있다면 그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능력일 겁니다. 그리고 바이럴을 계속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계속 흥미로운 일을 벌이는 겁니다. 그리고 저는 계속 그런 일을 벌일 겁니다.
실제로 그는 스스로 마케팅 최전선에 나서 이슈가 될만한 일을 벌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될 수도 있는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기억에 남는 콘텐츠'에 담아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오죠. 메타나 구글 광고에 최소 수억의 돈을 써야 만들 수 있는 트래픽을 ‘바이럴’로 만들며 매출까지 내고 있는 겁니다.
오늘은 그가 바이럴을 만드는 공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공식은 대부분의 창업가, 마케터들이 시도하기에는 리스크가 큰 방식이기에, 바이럴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제 나름의 의견도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바로 시작해 볼까요?
Roy가 창업한 Cluely(클루이)는 화상미팅이나 면접, 과제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도구입니다. 다른 참여자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오직 나에게만 보이는 투명창에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 적절한 대답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죠.
컨닝 페이퍼를 연상시키는 사용자 경험이 돋보입니다. (출처 : 클루이 공식 웹사이트)
Roy의 마케팅 철학은 명료합니다.
1. 한 달에 콘텐츠로 10억 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무엇이든 팔 수 있다. 2. 조회수 자체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들이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를 꺼낼 만큼 강한 감정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인드셰어)
그는 ‘감정적 반응’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청중의 절반은 불쾌하게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의도적으로 콘텐츠에 포함시킵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 (+ 동시에 사람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행동)도 거리낌 없이 합니다. 의견이 갈린 사람들이 그 주제에 대해 논쟁하는 과정에서 콘텐츠가 더 빠르게 확산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바이럴 됐던 그의 콘텐츠들을 보면, 왜 그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지 알 수 있습니다.
1️⃣
정식 제품을 출시하기 전, 그는 거의 동일한 기능의 시제품인 ‘인터뷰 코더 (Interview Coder)’를 먼저 만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면접에서 실시간으로 답을 알려주는 AI 도구죠. 그는 이 도구로 실제 아마존 면접을 통과하는 과정을 생중계하는 콘텐츠를 게시하며 엄청난 바이럴을 일으킵니다.
이 일로 그는 대학에서 퇴학을 당하며 더 큰 주목을 받습니다. (출처 : www.interviewcoder.co)
2️⃣
정식 출시 이후에는 투자금을 활용해 콘텐츠의 퀄리티를 압도적으로 높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핵심은 ‘논란이 될 시나리오’입니다. SF 드라마 수준의 론칭 영상에서는 Roy가 클루이를 활용해 상대 여성을 속이면서 데이트하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클루이가 여성에 대한 정보와 적절한 대화 주제를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AR 안경은 개발하지 않았지만 연출을 위해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클루이 공식 유튜브)
Roy는 앞으로도 클루이의 모든 기능 출시에 대해 [SF 영화 수준의 영상미]와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시나리오]의 공식을 반복해서 사용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이 역량을 내재화하기 위해 촬영 공간과 장비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고 하죠.
💡실전에서 바이럴의 타율을 높이는 방법
Roy의 바이럴 마케팅은 사례로 보기에는 흥미롭지만 우리가 실전에서 적용하기에는 리스크가 있어 보입니다. 아직 초기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이런 논란 위주의 마케팅에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역시 지켜봐야 하고요.
하지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재'를 걷어내고 보면, 사실 Roy도 우리가 콘텐츠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똑같이 추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형식,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콘텐츠가 알고리즘을 타고 바이럴 되기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도 할 수 있죠.
어떻게 하면 내 콘텐츠가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될 수 있을까?
[도덕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소재]라는 수단을 쓰지 않아도 [사람들이 콘텐츠를 공유하게 만들자]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이 나에 대한 좋은 사회적 평가로 이어질 때' 특정 콘텐츠를 공유합니다.
*이 콘텐츠를 A에게 공유해 주면, A가 나를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트렌디하고 유머러스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늘 도움을 주는 좋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을까?
사려 깊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을까? ....
즉,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 사람들은 무언가를 공유합니다. Roy의 콘텐츠가 빠르게 바이럴 된 것 역시, 다수의 사람들이 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서 사회적 이미지를 얻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죠.
물론 의식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공유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합니다.
(*여러분이 최근 지인에게 공유했던 콘텐츠를 떠올려보세요. 그 콘텐츠는 어떤 콘텐츠였고, 왜 공유했나요?)
타깃 청중이 누구냐에 따라 세부적인 콘텐츠 내용과 주제는 달라지겠지만,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공유를 통해 좋은 사회적 평가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새로움 (자신에게 새롭고 신선해서 타인에게도 '처음 알려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이성적 가치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받아 타인에게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감성적 가치 (자신이 긍정적으로 느낀 감정을 타인에게도 전해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
만드는 콘텐츠마다 전부 바이럴 시키는 성공 공식은 세상에 없습니다. Roy처럼 큰 성과를 거둔 창업가도 실제 바이럴을 일으키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죠.
다만 바이럴의 타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공유를 유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자신만의 검증 질문을 만들어보세요.
저는 마케팅 PT 콘텐츠를 만들 때 스스로에게 늘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질문 1.
월요일에 이 콘텐츠를 받은 독자분들은
그 주 업무 시간 중에 주변 동료에게 공유해주고 싶을까?
질문 2.
이 콘텐츠를 공유하면 독자분들이 주변 분들에게
더 실력 있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까?
여러분도 '내 콘텐츠의 공유 지수'를 체크할 수 있는 여러분만의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콘텐츠를 만들어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