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출시 전부터
15만 명의 고객을 미리 줄 세우는 방법

베타 버전을 출시한 후 최소한의 마케팅 비용으로 6개월 만에 15만 명의 대기 고객을 모아 400억 규모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최근(올해 4월)에는 정식 앱을 출시했고, 초기 매출은 140억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앱 '슈퍼파워(Superpower)'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이 서비스가 어떻게 제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었는지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시작해 볼까요?

창업자들의 인터뷰 콘텐츠 및 뉴스 기사, 공식 웹사이트와 SNS 등을 참고해 이들의 마케팅 전략에서 주요했던 것들을 추려봤습니다.

1. 브랜드 자산에 과감히 투자합니다.

보통 초기 스타트업들은 브랜딩에 큰돈을 쓰지 않습니다. 애초에 예산이 부족하기도 하고, 있어도 이후 마케팅 활동을 위해 아껴두죠. 하지만 슈퍼파워는 브랜드의 강렬한 정체성을 만드는데 과감히 투자합니다.

1) superpower.com 도메인을 구입한 후 어워드에서 수상할 정도의 멋진 웹사이트를 구축합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매력적인 비주얼과 그에 맞는 톤으로 다듬어진 강렬한 메시지는 이후 마케팅의 효율을 몇 배 이상 높여줍니다. 결과적으로는 어설픈 브랜딩 이후 마케팅에 많은 돈을 쓰는 것보다 브랜드 자산에 돈을 쓰는 것이 더 현명한 투자가 될 수도 있죠. 정체성이 단단한 브랜드의 메시지는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말을 하는 사람의 신념, 언어, 말투, 스타일에 따라 말의 무게감이 달라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이렇게까지 큰 투자가 어렵다면, 이 글을 참고해 우리만의 비주얼 훅을 만들어보세요!

2. 자발적인 공유를 유도합니다.

마케팅 비용을 아끼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우리가 확보한 고객이 스스로 또 다른 고객을 데려오게 만드는 겁니다. 슈퍼파워는 이미 대기 명단에 등록한 고객들의 지인 초대를 유도하는 독특한 추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대기자 명단에 등록하면, 다음과 같은 메시지와 함께 나만의 공유 링크, 'X에서 공유하기' 버튼이 포함된 팝업창이 등장합니다.

축하합니다. 대기자 명단에 등록되었습니다.

대기 리스트 상단으로 올라가고 싶으신가요? 1명의 친구를 초대하면 최상위 5000명 이내로 점프할 수 있어요. 2명의 친구를 초대하면 최상위 500명 이내로 점프할 수 있고요.

3. 바이럴이 될 일을 벌입니다.

슈퍼파워는 메타나 구글에 지출할 광고비를 더 효과적인 곳에 사용합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창의적인 일들을 벌여 트래픽을 일으키면서 동시에 브랜드에 대한 인식, 감정을 심습니다.

최근에는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후드티'를 출시했습니다. 일반적인 의류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독성 화학물질을 지적하며 100% 유기농 면을 사용한 후드티를 만들어 출시한 것이죠.

이 독특한 컨셉이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럴 되었고, 후드티는 오픈 40분 만에 수백만 장이 팔리며 완판 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슈퍼파워라는 브랜드를 알게 되었고, 그중 다수가 대기 명단에 등록했으며, 등록하지 않은 사람들도 최소한 슈퍼파워가 '건강'을 다루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휘발성이 강한 광고보다 훨씬 더 큰 임팩트를 내면서 수익까지 창출한 것이죠.

+이런 독특한 시도로 런칭 직후 큰 매출을 일으킨 또 다른 스타트업의 사례를 확인해 보세요.

4. 크리에이터들과 파트너가 됩니다.

슈퍼파워의 출시를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는 인플루언서들도 있었습니다. 슈퍼파워는 이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소개를 부탁하는 대신, 이들과 더 깊은 파트너십 관계를 맺기로 합니다.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파트너십을 맺습니다. (콘텐츠에서 슈퍼파워를 주기적으로 언급)

일부 인플루언서들에게는 자문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소액 지분을 줍니다.

투자자라면 슈퍼파워에 정식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들은 인플루언서이기 이전에 실제로 슈퍼파워를 사랑하는 고객이었기 때문에 기꺼이 이 제안에 응합니다. (AG1과 비슷한 방식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모든 직원들을 크리에이터로 만듭니다.

슈퍼파워는 직원들의 SNS 활동을 적극 장려합니다. 공동 창업자들은 물론 모든 구성원들이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죠. 직원들에게 특정 홍보 목적이 있는 콘텐츠를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공유하고 싶은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것이죠.

물론 이런 모든 마케팅 전략들은 제품이 주는 가치가 뛰어날 때 빛을 발합니다. 슈퍼파워는 연 199달러 멤버십을 통해 나의 정확한 건강 상태, 나에게 딱 맞는 운동 및 영양제 추천, 내 건강에 대해 궁금한 점을 해소해 주는 24시간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의사들의 부정확한 진단으로 인해 환자들이 받는 피해와 고통, 내 의료 데이터를 나조차도 열람하기 어려운 현실을 개선하며 '누구나 전문 지식 없이도 자신의 건강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작은 기업이 처음부터 이렇게 큰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좁은 타깃들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몰두하되, 적어도 그 영역 안에서는 남들과 다른 차원의 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가치에서 확실한 차이가 만들어지면, 디지털 광고에 의지하지 않고도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창의적인 마케팅 아이디어를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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