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피그마 마켓플레이스 안에서는 따로 마케팅을 하셨나요?
일단 처음에는 ‘피트페이퍼’라고 아무도 검색하지 않을 테니까, 저희 피트페이퍼를 감싸고 있는 주변 키워드들을 몇 가지 선정해서 그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노출되게 했습니다. 대부분 문서 종류 키워드였던 것 같아요. 마켓플레이스에 들어오는 분들은 주로 템플릿이나 플러그인을 찾는 분들이니까, ‘Pitch Deck’, ‘Proposal’ 같은 문서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저희가 조금씩 노출될 수 있도록 SEO를 잡았습니다. 처음부터 큰 키워드를 잡을 수 없으니 중간 규모의 키워드에서부터 조금씩 노출을 키워갔어요.
Q. 직원이 네 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전담하는 직원분이 계실까요?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저와 함께 개발 총괄 역할을 맡아주시는 한 분, 사업 운영(BizOps) 역할을 해주시는 한 분, 그리고 디자이너 한 분 이렇게 총 네 명이 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한 서비스 결합, 그리고 기존 고객사들의 문서 공유를 통한 신규 고객 유입이 저희 성장의 핵심 동력입니다. 내부에서는 더 높은 수준의 제품, 더 많은 파트너와의 협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 외 다른 특별한 마케팅 활동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Q. 그럼 고객 데이터는 대표님이 직접 관리하시는 건가요?
저희가 매일 아침 ‘데일리 데이터’라는 시간을 가져요. 몇 명이 들어왔고, 몇 명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고, 몇 명이 한 번 더 사용하고 있고, 사용자들이 얼마나 체류했는지 등의 데이터를 팀원 모두가 함께 봅니다. 사용자분들이 보낸 CS 메일들도 함께 체크하고요.
체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액션까지 합니다. ‘데이터가 이러니까, 이런 계획을 세워볼까?’가 아니라 그냥 그 자리에서 무조건 해요. ‘그럼 지금 당장 뭘 할 수 있지?’를 바로 생각해 내서 오전 업무 시간에는 모두가 그 일을 실행하는 거죠.
Q. 흥미롭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걸까요?
주로 기존 고객들이 제품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들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피그마에서 어떤 문서를 만들어 공유하려고 하는데 특정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걸 파악하면 그걸 바로 해결합니다. 보통 그런 경우는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왜 이게 안 됐는지 분석해 보고, 그분만을 위한 플러그인을 만들어서 바로 배포하는 거죠. 다시 사용해 보시라고 메일로 연락도 드리고요.
AI가 데이터 분석이나 가공, 코딩 속도를 높여준 덕분에 고객들의 이런 병목 현상들을 오전 시간을 활용해 모든 팀원이 붙어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됐어요.
물론 이렇게 개발한 기능을 전체 프로덕트에 무조건 다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기능들이 다른 보통의 유저들에게는 불필요한 경우도 많거든요. 오히려 혼란을 줄수도 있고요. 이런 상황을 겪은 고객들에게만 빠르게 반영해 주고, 실제 이 기능이 전체 프로덕트에 반영되어도 좋겠다고 판단되면 그때 반영합니다.
Q. 스타트업 창업자, 마케터들에게 일에 대한 조언을 주신다면?
저희가 마케팅을 아주 잘하거나 전문적으로 하지는 않아서 말씀드리기가 조금 조심스러운데요. 제일 중요한 건 전략적인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전략을 세우고 전략에 맞는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하면 힘듭니다. 그냥 했을 때는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 자체가 굉장히 모호해지거든요. 예를 들어 블로그 글을 썼더니 10명이 유입됐다고 해보죠. 10명이 유입된 게 잘한 건지, 못한 건지 ‘그냥’하는 사람은 판단을 못해요. 절대적으로는 실패처럼 보여도, 만약 '롱테일 키워드로 정말 뾰족한 타깃 10명을 모을 거야'라고 생각하고 실행했다면 그건 성공이겠죠.
작은 액션 하나도 전략을 가지고 실행하는 것, 그리고 그 전략은 상황에 맞춰 언제든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는 생각. 그 두 가지는 필수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앞으로 단기, 장기적으로 피트페이퍼는 어떻게 발전할까요?
곧 피트페이퍼 2.0이 출시되는데요. 확실히 이제는 사람들이 문서를 만드는 방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챗GPT나 제미나이, 감마 같은 AI 도구들을 활용해 문서를 만드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의 문서를 공유하는 역할을 하는 피트페이퍼는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저희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그에 대한 고민이 2.0에 담길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차세대 글로벌 공유 포맷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 개발 총괄을 맡아주고 있는 팀원이 저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데요. 그 친구에게 어린 자녀가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자란 10년 뒤에는 PDF보다 피트페이퍼로 문서를 공유하는 것이 더 당연한 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PDF 공유가 당연한 것처럼요.
이런 장기적인 목표가 있기 때문에 2.0 버전에서도 애널리틱스 부분보다는 ‘공유를 하는 행위’를 더 편리하게 만드는데 집중했어요. 피트페이퍼로 문서를 내보냈을 때 가장 편리하고, 공유를 받은 사람들도 더 매끄럽게 열람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어요. 지금도 피트페이퍼를 사용하시는 유저분들은 ‘문서 공유 경험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거든요. 그 경험을 더 기분 좋고, 편리하게 만들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노력이 5년, 10년 지속되면 제 바람이 현실이 되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피트가 지향하는 가치관 같은 게 있을까요?
저희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관을 저는 회사 이름에 넣었거든요. 피트(Feat)에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일단 피처링(Featuring)의 약어이기도 하고요. 피트를 그대로 직역하면 위업(위대한 업적)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협업을 통해서 위대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자’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가 성장을 해온 방식은 어떤 마케팅을 멋지게 하는 게 아니라 늘 다른 기업들과 함께 협업해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식이었는데요. 저희는 앞으로도 이런 방식의 성장을 지향하려고 해요. 지금은 저희가 대부분 도움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는 도움을 드릴 수도 있는 그런 팀이 되고 싶습니다. |